송골매 2집 LP ~ 많은 히트곡과 명곡을 배출하며 명실공히 송골매 최고의 앨범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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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송골매

송골매 2집 LP ~ 많은 히트곡과 명곡을 배출하며 명실공히 송골매 최고의 앨범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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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골매 2집

 

솔골매2집LP

1981년 데뷔작의 핵심 멤버들이었던 지덕엽(기타)과 이응수(베이스)가 탈퇴한 후 배철수는 라인업을 재편했다.
이전에 해변 가요제에서 만난 홍대 캠퍼스 밴드 블랙 테트라의 멤버들인 보컬리스트 구창모와 김정선(기타), 오승동(드럼), 그리고 새로운 베이시스트 김상복 등 6인조가 된 송골매는 1982년 초 두 번째 앨범을 발표했다.

대중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이 앨범은 여러 히트곡과 명곡을 배출하며 명실공히 송골매 최고의 앨범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이전의 날것과 같은 에너지 가득한 하드 록에 세련미와 팝적 감수성을 더한 사운드는 송골매를 보다 대중 친화적 밴드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배철수의 텁텁한 보컬과 서정적 선율의 조화가 매력적인 [그대는 나는]을 비롯해 보다 짜임새 있는 편곡으로 수록된 [세상만사], 구창모가 쓰고 노래한 펑키한 히트곡 [어쩌다 마주친 그대], 흔히 송골매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되는 김수철의 곡 [모두 다 사랑하리] 등 탁월한 곡들이 앨범을 빛내고 있다.
- 김경진 (음악평론가)

[앨범 크레딧]
Guitar: 김정선
Bass: 김상복
Keyboard & Vocal: 구창모, 이봉환
Guitar & Vocal: 배철수
Drums: 오승동

 

A&R: 임석호
Mixing: 이태경
Mastering: 장인석
Design: 최성규
Remastering: 문성훈(사운드트리)

- 180g 블랙 바이닐
- 싱글 바이닐
- 한정반
- 해설지, 가사지와 이너슬리브
- ‘모두 다 사랑하리’, ‘어쩌다 마주친 그대’, ‘그대는 나는’ 수록

- 180g, Black Vinyl
- Vinyl Cut in USA (Black Belt Mastering)
- Stampers Made in USA (RTI)
- Vinyl Pressed in Japan (Tuff)

 

[아래 글은 웹진 "이즘"에 수록된 송골매 2집 관련 칼럼입니다]

 

by 윤석진

 

1980년대 초 큰 인기를 누리던 KBS <젊음의 행진>, MBC <영 11>이라는 TV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이 있었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했던 두 프로그램의 인기 원인은 개그라는 신(新)개념의 웃음문화와 '가요계의 신선한 젊은 파워들'을 접할 수 있는 것이었다.

독특한 캐릭터로 인기를 모았던 서세원, 김형곤을 비롯하여 '애들 뎄고(데리고) 못 놀겠네'라는 최초의 유행어를 탄생시킨 주병진 등이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기존 코미디와는 다른 새로운 느낌의 웃음을 선사했다면, 음악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 존재는 단연 록그룹 송골매였다. 신선한 이미지의 구창모가 '어쩌다 마주친 그대', '내 마음의 꽃'을 멋들어지게 부르고 나면 배철수가 기타를 치면서 털털한 목소리로 '길지 않는 시간이었네'를 연결해 부르며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송골매는 당대 젊은 층 최고 스타였다. 조용필이 중장년층을 포괄한 국민적 스타임엔 분명했지만 틴에이저 층만큼은 최고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송골매의 인기는 막강했다. 송골매의 중심에는 양 날개라 불리던 배철수와 구창모가 있었다. 송골매의 리더로서 창단 때부터 팀을 꾸려온 배철수는 팀의 조타수 역할을 했으며, 민족적 색채 진한 가사와 리듬, 걸쭉한 보컬로 송골매의 팀 컬러를 결정했다. 반면 매력적인 가창력과 외모를 겸비한 구창모는 틴에이저 층 인기의 원동력이었다. 그의 미소년 이미지는 '괴짜 또는 반항적'으로 인식되던 당대 타 록그룹과 차별되었다.

이런 긍정적인 이미지 덕택에 송골매는 하이틴 잡지의 인기순위에도 자리할 수 있었고, CF 출연에 심지어는 송골매 주연의 청춘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재치 있는 건반솜씨를 보유한 이국적 미남 이봉환, 감각적인 기타에 뛰어난 가사 창작 능력을 겸비한 김정선, 탄력있는 리듬라인을 형성했던 베이스주자 김상복과 드러머 오승동도 팀을 견고하게 지탱했다.

이는 대학가요제의 양대 실력파였던 '활주로'와 '블랙 테트라' 연합의 성공적인 결과였다. 항공대의 학교 그룹인 활주로 기반의 4인조 밴드였던 송골매는 1집을 발표 한 뒤, 군복무 문제 등으로 팀을 재정비 하는 과정에서 이전에도 친분이 있었던 홍익대 블랙 테트라 출신의 구창모, 김정선, 오승동을 스카우트했다. 여기에 오승동의 친구 김상복이 가세, 6인조 라인업으로 재편하면서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이 성과는 2집 앨범에 고스란히 반영되었고, 혼합실험은 100%성공이었음을 입증했다. 1집 당시 민족적 색채 짙었던 팀 컬러가 펑키(Funky)리듬의 센스 있는 러브 송을 대폭 첨가하여 균형 있는 팀으로 재탄생하는 계기를 이룬 것이다.

이런 황금비(黃金比)는 곡의 배분에 있어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 '우리들', '다시 한번', '빨리빨리'등이 펑키한 블랙 테트라 파워라면 '그대는 나는', '세상만사', '하다못해 이 가슴을'은 민족주의 8비트 록 활주로의 힘이었다. 두 팀은 '내 마음의 꽃 /길지 않는 시간이었네'에서 만남을 자축한다.

'구창모효과'가 빛을 발한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단연 송골매를 인기정상에 올려놓은 1등 공신이었다. 후대 연주자들도 연신 모방한 인상적인 기타리프와 멜로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가사로 청소년층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순식간에 가요차트 정상에 등극했다. 또한 1집 수록 곡을 강렬한 리프로 업그레이드한 송골매의 상징적 애창곡 '세상만사'도 잊을 수 없다. 배철수의 리드 보컬에 구창모의 악센트 강한 백업 보컬의 조화가 흡수력을 발휘했던 곡이다. 배철수는 발라드 '그대는 나는'을 통해 록만이 아닌 발라드 가창에도 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수철이 잠깐 놀러왔다가 가사를 보고 그 자리에서 작곡해 선물했다는 '모두 다 사랑하리'는 앨범의 또 다른 백미이다. 감성을 파고드는 멜로디는 물론이고, '비 맞은 태양도 목마른 저 달도 내일의 문 앞에 서있네'라는 구절처럼 역설적이고 감수성 예민한 김정선의 가사는 'KBS 가사 대상' 후보에 올랐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몬드 오르간과 무그 톤을 넘나드는 이봉환의 다양한 키보드 연주가 돋보이는 '다시 한번' (드물게 구창모의 하드한 록 창법을 접할 수 있는), 블루스 스타일의 기타와 아기자기한 키보드 간주가 흥겨움을 더하는 '빨리빨리', 허스키한 보이스가 개구쟁이 같은 '우리들'등의 개성 넘치는 트랙들도 감초 역할을 했다.

이 앨범의 성공으로 송골매는 'KBS 가요대상', 'MBC 10대 가수 가요제'에도 당당히 진입하여, 조용필, 전영록, 윤수일 등 당대 최고인기가수 들과 어깨를 같이하며 연말 가요제의 와일드카드로 떠올랐다. 록 그룹으로는 유일한 진출이었다.

구창모 배철수 콤비는 이후에도 '처음 본 순간', '아가에게', '한줄기 빛', '빗물'등을 쏟아내며 훨훨 날아올랐지만 구창모는 4집까지만 참여한 뒤 독립했다. 구창모 탈퇴 후 다시 초기의 색채로 돌아간 송골매는 한때 5집 수록 곡 '하늘나라 우리 님'으로 가요차트 정상을 차지하여 건재를 과시했지만 이후에는 순탄치 않은 비행이었다. 구창모 역시 '희나리'(가요톱 텐 5주 연속 1위를 차지한), '문을 열어' 등을 히트시키며 솔로로도 성공을 거두지만 영광의 기간은 길지 않았다.

비록 활동시절 배철수와 구창모가 공동으로 작사 또는 작곡한 곡이 한곡도 없었을 만큼 음악지향은 서로 달랐지만, 훌륭한 공생관계였다는 것을 이 앨범은 입증한다. 대학가 강자들의 만남을 자축하는 의미를 부여하더라도 4곡('우리들', '내 마음의 꽃', '세상만사', '길지 않은 시간이었네')이나 과거의 곡을 우려냈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패기 넘치는 젊은 그룹사운드가 만들어낸 다채로운 화합물들은 1980년대에 남긴 흥겨운 록 유산으로 빛나고 있다.

- 2004/05 윤석진(fand@hitel.net)

[ 수록곡 ]

Side  A

A1. 어쩌다 마주친 그대 (구창모 작사/ 구창모 작곡)
A2. 우리들 (이종명/ 김정선, 권오승)
A3. 그대는 나는 (이응수/ 배철수)
A4. 다시 한번 (구창모/ 구창모)
A5. 세상만사 (이응수 / 지덕엽)

 

Side B

B1. 하다못해 이 가슴을 (이응수/ 이응수)
B2. 모두 다 사랑 하리 (김정선/ 김수철)
B3. 빨리빨리 (김정선/ 김정선)
B4. 내 마음의 꽃 (구창모/ 구창모) /길지 않는 시간이었네 (이응수/ 지덕엽)
B5. 바람 (김태곤/ 김태곤)

프로듀서 : 임석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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